화제=[익산]익산경찰서 고령의 노모가 절도한 딱한 사연 듣고 지원나서.(사진)

지체장애 2급인 아들(40)을 부양하는 고령의 노모가 생계형 절도를 실시한 사실이 알려지자 익산경찰서와 범죄피해자 지원협의회가 뜻을 모아 지원에 나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최근 음료수 보관창고에서 음료수 3박스를 훔친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피의자가 고령인데다 지체장애 아들에게 먹이고 싶어 범죄를 저지른 딱한 사실을 알게됐다.
경찰은 피의자 윤씨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79세의 고령인데다 피해사실이 경미한 점, 피해자의 처벌의사가 있는 점 등을 파악하면서 절도 혐의에 대한 입건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윤씨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폐지 등을 주어다 팔며 생활을 근근하게 하면서 ‘정신이 안 좋은 나이 먹은 아들을 데리고 살면서 음료수를 주인 몰래 실었다’고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할머니는 사건을 담당하는 젊은 김형사에게 연신 ‘정말 죄송하다’라는 되풀이 하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한숨을 내쉬고 조사를 마쳤다.
김형사는 조사를 끝내고 할머니를 강력계 사무실에 처음 모시고 왔을 때처럼 부축해 할머니 댁으로 모셔다 드린뒤 마흔살을 넘은 장애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상사에게 보고했다.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에 의해서 생활하고 있으며 지원금 또한 아들에게 나오는 것으로, 할머니는 다른 자식들이 있는 관계로 별도로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강력계 형사들은 청소를 실시하지 않고 온갖 잡동사니로 들어차 있는 할머니의 집을 방문, 쥐들도 있고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다고 보고 대대적인 집안청소를 실시했다.
아울러 관련기관과 봉사단체를 연계, 할머니 모자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익산=김종순기자.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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