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전주천에는 천변 양쪽을 잇는 현대식 교량들이 여럿 있지만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다리가 하나가 있다. 인도와 찻길이 함께 서있는 작고 허름한 다리.

바로 ‘전주천 쌍다리’로 이 다리는 지난 1962년 세워져 50년을 훌쩍 넘겼다.

난간 없이 쇠 파이프와 밧줄로만 대충 엮여 있고 진북동 어은골 주민들은 이 다리를 통해 구도심을 오간다.

찻길로는 천변을 오가는 차량들이 수시로 드나드는데 교량 폭이 좁은 탓에 먼저 진입하는 차량을 기다리는 양보의 다리이기도 하다.

2011년 낮은 높이 때문에 장마철이면 불어난 물에 잠겨 걸핏하면 진입이 통제되고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시는 당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이 다리를 철거하고 현대식 교량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한바 있다.

옛날 전주천 안쪽 어은골 주민들의 먼 길을 돌아가는 수고를 덜어주고 여름에는 피서공간을 제공했던 쌍다리의 추억을 가진 시민들은 당시 다리 양쪽 밧줄에 글과 그림을 걸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쌍다리의 철거 계획이 전면 재검토 되고 보존이 유력시되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김승수 시장은 최근 회의에서 “쌍다리의 효율적 보존을 위해 예술가와 건축가를 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예산은 370억원의 고향의 강 정비 예산을 활용하고 작은 위원회를 구성, 운영해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것이 시의 취지다.

당초 시는 고향의 강 정비 사업 중 쌍다리는 철거하고 징검다리를 놓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바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쌍다리 정비 안과 관련해 생태 하천 협의회에서도 “쌍다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다리로 철거보다는 지역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보존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에 시는 기존 생태하천협의회와 예술가 건축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최적의 정비안을 마련하고 관련부서와 협력해 최상의 보존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사업 초기여서 뚜렷한 계획안이 나온 것이 없지만 기존 철거에서 보존으로 변경된 것은 맞다”며 “시민들의 추억을 보존한다는 취지에서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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