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시선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향했다.

그의 바람대로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다면 사상 최초로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뛰는 한국인 타자로 기록된다.

이대호는 3일 서울시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드 스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배려 속에 메이저리그 도전에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한국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까지 1천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리며 한국 무대를 평정한 이대호는 2012년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에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동안 570경기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투고타저가 지배하는 일본프로야구 상황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적이다.

2014년과 2015년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한국 무대에서 한으로 남았던 '우승의 꿈'도 이뤘다.

2015 일본시리즈에서는 16타수 8안타(타율 0.500) 2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일본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 대우'를 받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이대호는 다시 한 번 도전을 택했다.

현재까지 한·미·일 프로야구 1군 무대를 경험한 한국 선수는 총 4명이다. 이들은 모두 투수였다.

좌완 강속구 투수 이상훈(현 두산 베어스 코치)은 1993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1998년 일본으로 건너가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2000년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호주리그에서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는 좌완 구대성은 1993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2001년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펄로스), 2005년 뉴욕 메츠에 입단하며 한국, 일본, 미국 순으로 무대를 넓혔다.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다른 수순을 밟았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그는 화려한 메이저리거 생활을 마치고 2011년 일본 오릭스와 계약했다. 그리고 2012년 한화에서 한 시즌을 뛰며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사이드암 임창용(삼성 라이온즈)은 1995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2008년 야쿠르트 스왈로스, 2013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한·미·일 클럽'에 가입했다.

김병현(KIA)은 미국과 한국에서는 1군 마운드에 섰지만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는 2군에만 머물렀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무대를 평정한 이대호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 무대에서도 '특급 타자'로 분류됐다.

이대호의 에이전시 MVP스포츠그룹 관계자는 "일본리그 정상급 선수는 미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대호가 일본시리즈 MVP에 오른 것도 메이저리그 구단이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언론 모두 이대호의 행보를 주목한다. 빅보이 이대호가 빅리그 타석에 서면,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기록도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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