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최대 수리시설인 김제 벽골제의 수문 중 중심거의 실체가 드러났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최완규)이 3월부터 진행 중인 사적 제111호 김제 벽골제 제6차 발굴조사를 통해 제방 수문 중 하나인 중심거의 형태와 구조, 축조방법을 확인했다.

2012년부터 연차적으로 발굴 조사 중인 가운데 2013년 2차 조사에서 확인된 중심거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로 이뤄졌다. 중심거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언급된 5개 중 장생거, 경장거와 함께 현존하는 벽골제 수문 3개에 속하며 이번에 구조가 완전히 밝혀졌다.

구조는 장생거, 경장거와 같으며 잔존 규모는 길이 1,770㎝, 너비 1,480㎝다. 양쪽에는 돌기둥을 세웠는데 현재 돌기둥 상단부는 훼손되고 너비 83㎝, 두께 70㎝의 하단부만 남아 있다. 양 돌기둥 사이 바닥에는 420㎝, 너비 84㎝의 하인방석을 놓고 중앙에 나무판을 삽입할 수 있도록󰡐凹󰡑자형의 홈을 파, 돌기둥과 하인방석은󰡐凹󰡑자와 󰡐凸󰡑자 형태로 맞물리게 돼 있다.

하인방석을 기준으로 물을 받아들여 가두는 도수로와 물을 내보내는 방수로로 나뉘는데 도수로는 물이 흘러나갈 때 벽체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0~200㎝ 정도의 크기로 잘 다듬은 직사각형 화강암 석재를 이용해 석축을 쌓았다. 지금은 북측에 길이 1,140㎝, 너비(중앙 부분) 420㎝ 규모의 2단 석축만 남아있다.

도수로 바닥은 침하 방지를 위해 사람 머리 크기의 할석(깬돌)을 무질서하게 쌓고 그 위에 100~150㎝ 크기의 화강암 석재를 이용해 박석을 깔았다. 방수로 외부는 나가는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八󰡑자형으로 벌어지게 처리했다.

중심거에서 확인된 수문의 형태는 중국 상해 오송강 하구부에 위치한 지단원원대수갑유적( 1400년대에 조성된 원나라 수문)과 유사하며, 제방 성토공법 기술인 부엽공법 (나뭇가지, 잎사귀 등을 깔고 흙을 쌓는 방식)은 벽골제보다 후대에 축조된 일본 협산지에서도 확인된다.

관계자는 “벽골제 제방 성토공법과 수문 축조기법은 한·중·일 수리시설 간의 비교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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