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누적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6일 접종을 시작한 지 114일 만이다. 정확히는 1,501만2,455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9.2%다. 이와 함께 백신별 권장 접종 횟수를 모두 맞은 사람도 404만6,611명으로 전 국민의 7.9%나 된다. 이는 당초 정부 당국이 목표로 했던 접종률을 크게 앞서는 수치이다. 우리나라는 인구비율로 백신 접종 속도는 세계 1, 2위를 다툰다고 한다. 이는 지난 4월까지의 국내 여론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속도다. 실제 지난달 중순까지도 국내 대부분 언론은 백신 수급불안과 함께 백신 부작용을 강조하는 보도를 이어가면서 국민 불안감을 부추겼다.

이에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여론이 높아져 갔고, 정부의 집단면역 추진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지만 막상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접종 예약률은 급증했고, 실제 접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은 국난 극복에 한마음으로 뭉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9월까지 전 국민 70%(3,600만 명)에게 1차 접종을 끝내는 목표를 세웠다. 8월부터는 18~49세 일반 국민도 예약 순서대로 백신을 맞을 수 있고, 원하는 백신과 날짜를 고를 수 있게 돼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암울했던 코로나19 터널 끝에 한 줄기 빛이 보는 느낌이다.

한편으로 다음 달부터 백신 다 맞은 사람은 자가격리 없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식에 여행객뿐 아니라 항공사, 여행사, 면세점 업계도 엄청 들뜬 모습이다. 정부가 방역이 잘 돼서 코로나19에 걸릴 위험 낮아 보이는 나라와 서로 자가격리를 면제하려 하는 '트래블 버블'을 시도하면, 자가격리 없이 여행을 갈 수 있는 나라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이 많지 않아 예전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기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한 걸음으로 그 의미가 크다. 마침 미국이 내년 6월까지 약 100개의 저소득국가에 화이자 백신 5억회 분을 기부한다고 밝혀서 이러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나와 내 가족 건강을 챙기면서 여행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올 수 있도록 국민들이 백신 접종에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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