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의 낮 최고기온이 33.7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특보가 발효된 12일 전주 백제대로에서 아스팔트가 끓어오르는 듯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한 시민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장태엽기자·mode70@

#1. 전주에 사는 박모(54)씨는 간밤 더위 때문에 잠을 설쳤다. 밤중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기온 탓에 집안이 후텁지근한 공기로 가득 차면서다. 선풍기를 켜고 창문을 열어 맞바람을 노려보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해보기도 했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이다.

박 씨는 “몇 번 잠을 자 보려고 했지만 날이 워낙 더워 2시간, 3시간마다 깼다보니 거의 뜬 눈으로 지샌 셈”이라며 “장맛비가 내린다, 내린다 하면서도 잠깐 오다 말다 하다 보니 공기만 더 습해져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2. 갑자기 찾아온 무더운 날씨에 밤을 꼬박 새운 것은 김모(26)씨도 매한가지다. 야밤에 밤을 새다 못해 대충이나마 그간 미뤄둔 에어컨 청소까지 마쳤다는 김 씨는 “소나기로 엄청나게 습해진 공기와 주말 동안 부쩍 후텁지근해진 날씨 탓에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며 “올해 들어 이렇게 더운 밤은 처음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잠 못 드는 밤이 다시 찾아왔다. 여름철 불청객인 열대야가 전북지역에서도 처음 시작되면서다.

12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전북지역에서는 전주가 25.4℃, 김제 25.1℃, 부안 25.1℃ 등을 각각 기록하며 열대야 현상을 보였다. 나머지 지역 가운데서도 익산의 기온은 25℃에 달했다.

열대야란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날 전북지역 낮 기온 역시 크게 올라가면서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전주와 정읍, 익산에는 올 들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오후 4시를 기준으로는 순창, 완주, 김제까지 폭염경보가 확대되는 한편, 전북지역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다.

폭염은 오는 금요일까지, 열대야는 오는 수요일까지 각각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지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 48년간(1973~2020년) 평균에 비해 최근 10년(2011~2020년) 평균의 경우 폭염일수가 11.4일에서 15.0일로, 열대야 일수가 5.5일에서 8.6일로 늘어나는 등 각각 3일 이상 증가한 추세라는 것이 기상지청의 설명이다.

폭염과 열대야 발생 시작일 역시 과거 48년 평균에 비해 폭염은 7월 15일에서 7월 9일로, 열대야 역시 7월 24일에서 7월 21일로 각각 빨라진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오는 14일까지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오를 뿐 아니라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5도 이상이 되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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