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첫 주말을 맞은 전주시내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시민들은 공원 등에서 ‘술판’을 이어가며 방역수칙을 나몰라라 하는 모습이다.

  제한시간인 9시 이후 상점 내부는 종업원 1~2명이 자리를 지킬 뿐 오가는 사람이 없었지만, 인근 광장과 공원 등에는 취식제한 시간이 아쉽다는 듯 삼삼오오 술판이 벌어졌다.

  지난 28일 오후 8시 30분께 찾은 전주 신시가지.
  인근 상권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며 울상을 지었다.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제한시간이 바뀌면서 직장인들이 저녁 약속과 술자리를 대부분 취소하고 귀가해 상점들은 썰렁하기만 했다.

  오후 9시가 되자 술집과 음식점 등에 불이 꺼졌다. 배달과 포장주문만을 받았고 일부 상점은 주문이 아예 없는지 영업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기도 했다.

  비고 오는 궂은 날씨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은 귀가하려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예년 때였으면 길게 죽 늘어선 택시가 눈에 띄었겠지만, 이날은 보이지 않았으며 콜택시도 40여 분을 계속 기다려야만 겨우 잡을 수 있었다.

  한 주점 업주는 “더욱 강화된 방역조치 영향으로 오후 6시부터 2명까지만 앉을 수 있어 배달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개점 휴업’ 상태다”며 “거리두기 격상으로 포장과 배달 주문이 어느 정도 늘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고 토로했다.

  반면, 인근 도청공원과 비보이 광장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찾은 인근 비보이광장.

  음식점 내 9시 이후 취식 제한을 피하고자 이곳을 찾은 듯 맥주캔을 든 이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벤치는 만석이었다.

  개중 일부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하려고 그늘막이 있는 벤치 아래로 달려온 모양새였지만, 대다수는 편의점에서 사온듯한 안줏거리와 캔 맥주를 풀어놓은 채 술을 마시느라 여념 없었다.

  이들은 광장 한쪽에 내걸린 ‘광장 내 음주·취식행위 금지 행정명령’ 플래카드도 개의치 않았다.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되어있었지만, 취식 제한이 시작된 9시부터 9시 40분까지 단속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시민들은 무시했다.

  도청공원 지붕이 있는 평상에도 4명의 청년들이 과자 등 안줏거리와 맥주를 펼쳐놓고 긴 시간 술을 마셨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너무나도 잘 알지만 거리두기 상향 조정 결정 취지를 공감하고 이행해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동과 만남이 자제돼야 한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미수기자·misu7765@ 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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