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미, 나눌 수 있는 호흡(160×84×3cm Mixed Media 2021)

시대에 따라 작품의 소재와 제작 방식, 형태적 특성 그리고 개념 등을 달리해 온 공예를 자신만의 감성과 언어로 재해석한 공예품 전시회가 열린다. 

2021 교동미술관 기획초대전 'CHROMA-공예의 언어'展이 19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5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소재와 주제로 작업을 하지만 같은 채도의 색상처럼 함께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현대공예 작가들로 구성됐다. 

강정이, 김완순, 김이재, 송수미, 유경희 작가는 공예를 매개로 우리의 일상 속 가치와 동시대인들의 고민을 공감하고 작업물로 구현한다. 

원형을 모티브로한 강정이 작가의 작품 '사유(52×11×55cm 백자조형토 2012)'는 자신 안에 내재된 기억의 단상을 조형적 언어로 표현했다. 

또 김완순 작가의 'Harmony(110.5×70.5cm 우피, 가죽염료, Mixed media 2020)'에는 현실에 살고 있지만 욕망에 물들지 않고 현실을 초월해 이상적인 삶과 노년을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한지의 물성이 좋아서 한지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는데, 혼탁하고 맑지 못한 현 사회구조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갖고자 이번에도 '한지'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현대 조형예술의 새로운 기법인 빠삐에콜레와 앗상블라쥬가 어우러진 작품 '인생(90×60cm 한지,면사, Mixed media 2020)'은 김이재 작가가 전통과 현대인의 감성을 동시에 실어내고자 취한 방식이다. 

모시의 청결하고 단아한 흰색을 주조 색으로 한지와 오방색인 색실(면사)을 이용한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이며 전통적인 느낌의 한지와 현대적 기법인 실크프린팅이 한 공간에서 조화되기 위해 음양오행에 의한 전통 5색 연결이 자연스러운 역할을 해주었다.

면사스티치 기법은 질서감을 주면서도 맺음으로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풀어줌으로써 작품에 자유로움을 불어 넣었다. 

작품에 공간과 시간의 이야기를 담는 송수미 작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나눌 수 있는 호흡(160×84×3cm Mixed Media 2021)'등 근작들은 종전 작업에 비해 매재의 활용면에서 간소해졌다. 

색조 역시 거의 무채색으로 일관되어 형과 색, 매재가 어우러진 조형적 장치의 단수화를 통한 심미의식의 승화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유경희 작가의 '수류화개 水流花開(240×27×20cm, 5ea 가변설치 Mixed Media 2021)'는 인간의 삶을 유기체의 성장으로 진행되는 변형의 과정을 다양한 색상의 로프로 입체화했다. 

선의 형태로 길이를 유지하고 있는 소재를 사용해 접거나 주름을 잡고 비틀거나 볼륨감을 줘 자유롭게 변형을 유도, 'Everything Change. Nothing Change'를 느끼게 한다. 

교동미술관 김완순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5인의 현대공예가들의 의식세계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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