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만성동 일원에서 유치원 인근 공터에 자동차와 간이 화장실 등 폐기물들이 방치되어 있다. /장태엽기자·mode70@

전주도심 공터에 차량과 간이화장실 시설 등이 장기간 무단 방치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5일 오전 찾은 전주시 만성동 한 유치원 인근 공터. 한켠에 누군가 방치해놓은 스타렉스 차량 한 대가 떡하니 주차돼 있었다. 윗면은 이미 빛바랜 채였고, 앞쪽 번호판도 떨어진 지 오래인 듯 했다. 사람이 다녀간 기색도 없이 차량 옆을 따라 높다랗게 웃자란 풀숲은 이 차량이 얼마나 오래 이곳에 있었는지 고스란히 드러냈다. 차량 벽면에는 구청에서 붙여둔 계고장과 무단 방치 자동차 처리 과정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이 역시 햇볕에 바래고 빗물에 젖어 거의 글씨조차 알아보기 어려운 모습이 된 지 오래였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정확히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거의 1년째 이렇게 있었던 것 같다”며 “주인은 뭘 하길래 이렇게 번호판까지 떼서 차를 여기 버려둔건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차가 내버려져 있다 보니 근처는 대형 폐기물들을 버리는 쓰레기장으로 인식된 듯 했다. 차량 뒤편으로는 웬 간이화장실 시설 두 채가 덩그러니 쓰러진 채 놓여있었고, 그 옆으로 화분이며 각종 상자 등 큰 부피의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기도 했다. 공터 다른 한켠에는 매립용 쓰레기봉투가 수북히 쌓여있었고, 일부 쓰레기들에서는 쾨쾨한 냄새가 풍겼다. 공터 옆 인도를 지나다니는 시민들도 이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인근에 거주하는 A씨(50대)는 “애들도 보는데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진 못할망정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버린 사람 잘못이긴 하지만, 근처가 완전히 쓰레기장이 되기 전에 관계기관에서 서둘러 치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전주지역에서는 약 600여건의 무단방치차량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70여 건 가량이 견인된 상태다.

계도장에 부착된 기간 내 폐차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설공단에 의뢰해 팔복동 견인차량 보관소로 차량을 옮겨둔 뒤 소유주에게 등기를 보내게 된다. 이마저도 기간 내 찾아가지 않았을 경우 최종 폐차 처리한 뒤 과징금 부과 등에 나서게 된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일부 차주분들의 경우 계도장 부착 시 자진해서 차를 옮겨두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상당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견인 의뢰된 차가 많아서 일정이 밀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하는 한편, “이 같은 방치 차량에 대해 지속적으로 견인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며 “견인 시에만 20만원, 폐차까지 진행될 경우 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고, 이를 납부하지 않을 시에는 고발조치까지 이뤄질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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