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 왔지만 대선 판을 보는 국민들의 눈은 착잡하기만 하다. 역대 선거가 치러질 때 마다 정책은 실종된 체 상대후보 흠집 내기와 비난이 극심하다며 선거판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 대선정국 만큼은 아니었다. 5년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후보들의 정책비전이 있는지 조차를 의심케 할 만큼 각 대선 후보 캠프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슈는 온통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만 혈안이 돼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는 일상이고 최소한의 품격조차 찾을 수 없는 막말까지 난무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에 국민 비호감도가 역대 최대치로 나오면서 부동층이 늘 만큼 이들을 보는 민심이 최악인 것에서도 실망스런 대선 판이 읽힌다. 정말 핵심 지지층만으로도 대선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양강으로 분류되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고정지지층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박빙 추세를 유지중인 것은 지금의 막가파식 선거운동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어서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고착된 가운데 선거가 치러지면 누가 되든 한쪽 지지층은 절대 흡수하지 못한 반쪽짜리 정부로 출범할 수밖에 없다. 반대층과 부동층의 무관심은 국정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는 결국 국민이 불행해 지는 결과로 이어지기에 걱정이 커짐은 물론이다.

대선 판의 극과극 대결 과열이 파열의 단계에 까지 가도록 해선 안 된다. 소모적인 비방전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내 사람인 지지자를 결집케 하는 동기가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상대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왜 자신이어야만 되는가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더욱 효과적임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을 흠집 내 돌아서도록 한다고 해서 그 표가 내 표가 될 것이란 기대는 안하는 게 좋다. 오히려 비판보다 우려스러운 무관심의 분위기만 확산시킬 뿐이다.    

누가되는 떨어지는 한사람은 감옥에 갈 것이란 말까지 나오는 막장대선의 흐름은 이제 멈춰야 한다. 집값·전셋값 급등에 길어지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국민경제가 엉망이다. 지방은 당장 소멸위기를 걱정해야할 판이고 꼬이는 대북관계에 불안한 국제정세 까지 현재 한국의 사방이 암초다. 쌈질 그만하고 나라 걱정해달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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