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함을 넘어 존재의 이유조차 의심케 하는 기관이 있다. 청렴도 3년 연속 최하위수준인 4등급의 낙제점을 받아든 전북도의회다. 매년 낙제점이 나올 때 마다 개선 방안 마련하겠다는 말뿐인 반성만 있었지 아무런 개선의지도 실천도 없이 지난 수년간 방만한 의정활동으로 일관해 왔다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들에게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은 아무런 불편함을 주지 못했고 도민들이 위임 해준 권한으로 그저 집행부에 군림하는 데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케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6일 공개한 청렴도 평가에서 전북도의회는 종합청렴도, 의정활동, 의회운영등 3개 분야 모두에서 평균이하의 최하위인 4등급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의회운영도 낙제점이고 의정활동이 빈약한 것은 물론 청렴도까지 바닥인 전북도의회였다.

특히 이들에 대한 평가는 권익위 자체 분석도 아니고 직무관련 공직자와 경제사회단체 및 전문가, 지역주민 등을 상대로 한 조사를 기본으로 의정활동과 의회운영 점수, 부패방지노력을 반영한 결과였다. 변명이나 핑계는 오히려 비굴함만을 더할 뿐으로 그저 지금 전북도의회는 무능과 오만과 방만한 운영이 일반화된, 변하지 않은 문제조직이란 비난을 감수해야 할 만한 부끄러운 상황이 됐단 의미다.  

광역의회 17곳 중 5등급 꼴등 1곳을 제외한 전북을 포함한 6곳이 하위권인 4등급이었고 나머지 10개 광역의회 모두가 전북보다 높은 청렴도 점수를 받았다. 더욱이 전북도의회 청렴도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 동안 사실상 최하위권인 4등급에 멈춰서 있다. 오죽했으면 전라북도공무원 노조가 ‘전국 광역의회 평가에서 최하위 4등급을 3개 분야 전부 싹쓸이한 것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는 논평까지 냈겠는가.

청렴도 4등급인 도의회가 청렴도 3등급인 전북도청이나 전북도교육청을 감시해야할 상황이라니 어이가 없지만 이런 도의회가 구성 되도록 투표를 한 건 우리 도민들이었다. 이럴 줄 몰랐다 해도 결국 잘못 투표한 건 맞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겠다고 얼굴 들이미는 후보들이 많아졌다. 수준이하, 자질 부족 후보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또다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을 당했다고 후회하게 된다. 아무리 잘못을 지적해도 시정하기 못하면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투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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