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디지털 세계에서 아주 큰 사건이 터졌다. 바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의 탄생이다. 스타트업 대퍼랩스가 개발했는데 유저가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 토큰) 속성을 가진 고양이들을 교배해 자신만의 희귀한 고양이를 만드는 게임이다. 물론 거래도 할 수 있다. 그해 말 이 디지털 고양이는 한 마리에 11만 달러에 거래되면서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NFT는 희소성과 유일성이라는 가치 때문에 시장에서 그 영향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2021년 올해의 단어로 NFT를 선정했다. 콜린스는 “NFT는 예술과 기술, 상업의 독특한 결합으로 요즘 시대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NFT 단어 사용 빈도수는 전년 대비 1만1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NFT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기대하는 쪽의 견해를 보면 ‘세상에 없던 혁신산업’이라는 입장이다.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자산이다. 다른 디지털 상품과는 달리 소유권이 명확하다. 게임이나 예술품, 부동산 등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면서 대체불가능이라는 성격이 붙여진다. 아무 쓸모없는 디지털 파일이 사고팔 수 있는 ‘재화’가 된 것이다. 괴짜들의 취미활동이 아닌 투자 대상이 되는 연유다.

반면 우려하는 쪽은 이를 ‘폭탄 돌리기’ 혹은 ‘디지털 쪼가리’ 등으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이 파일이 실생활에서 가치는 없다고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의 의식주와 이 디지털 파일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저 운이 좋으면 큰돈이 될 수도 있을 뿐이다. NFT가 가상자산인지 증권인지 법적으로도 애매하다. 투자자 보호책도 전무하다.

그 극적 예가 최근 나왔다. 잭 도시라는 트위터 창업자가 처음으로 올렸던 트윗의 NFT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3월 잭 도시가 2006년 3월 22일 자신이 작성한 세계 첫 트윗을 NFT로 만들어 경매에 올렸는데 우리 돈으로 33억여 원에 팔렸다. 그런데 14일 이를 샀던 시나 에스타비가 경매에 내놓았지만 낙찰가는 34만 원 정도에 그쳤다. 응찰 건수도 총 7개에 불과했다.

이쯤 되면 NFT 투자에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한쪽에서는 투자액의 수백 배 대박이 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쪽박을 차기도 한다. 이를 갖고 있으면 소속감이나 과시욕 충족을 할 수 있다. 상품에 따라 몇백 배 수익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돈 가치로 치면 허망하기 그지없는 거래다.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드는 현실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어떤 길을 갈지 심사숙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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