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일원 이팝나무 사이 철길에 출입 금지 안내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철길 위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통행을 막기 위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만개한 이팝나무를 즐기려는 상춘객들의 전주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이용이 여전해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오전 11시께 찾은 전주시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화물열차가 통행하는 시간대다 보니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등 한창 방문객들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질서가 지켜진 것은 철도공사 직원들의 안내와 제재가 있을 때뿐이었다. 도로 양 편에 서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얌전히 구경하는가 싶던 이들은 곧 열차의 모습이 사라지고 안전 관리를 위해 나온 관계자들까지 철수하자 곧바로 철길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철도 선로 무단출입·무단통행 금지’, ‘선로 및 철도시설 안에 철도공사의 승낙없이 통행하거나 출입해서는 안된다’ 등 경고 문구도 ‘인생샷’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철길을 찾은 방문객들은 산책로라도 이용하듯 울타리 쳐진 철길 안쪽을 돌아다니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앞쪽에 설치된 통행금지 플래카드를 보고서도 ‘(경고문이)사진에 나와서 방해가 되니, 보이지 않을 만큼 안쪽으로 들어가라’ 등 대화도 서슴없이 오갔다.

전주시에서는 안전한 이팝나무 관람을 위해 지난해 해당 구간에 인접해있는 금학교에 포토존을 조성했지만 실제 포토존을 이용하는 이들은 눈에 띄지 않는 등 무색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도록 설치된 울타리도 사람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인근을 찾은 한 시민은 “요즘 이 근처로 어린아이들이 자주 소풍을 나오곤 하는데, 어른들이 앞장서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이 뭘 배울 수 있겠느냐”며 “안전을 위해서라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해당 구간에는 화물열차가 평일에는 매일 오전 2차례씩 왕복한다. 평소에는 철길 위로 통행하는 방문객들이 없지만, 이팝나무 개화기간에 한해서는 관련 민원도 부쩍 늘어난다. 이에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열차 통행시간대에 맞춰 직접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철도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철도안전법 제48조 5항에서는 선로 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철도시설에 철도운영자 등의 승낙 없이 출입하거나 통행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차량 통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교차로 일부 구간 울타리가 개방되어 있지만 이팝나무 개화시기에는 이곳을 통해 출입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무엇보다도 실제 열차가 오가는 곳이기도 하니만큼 안전을 위해 선로에 출입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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