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으로 후보들의 유세 활동이 시작되면서 소음으로 인한 민원 접수도 늘어나는 가운데 유세활동이 한창인 전북 전주시 일원 한 사거리에서 한 학생이 손으로 귀를 막고 있다./박상후기자·wdrgr@

“주말을 맞아 늦잠이라도 자려고 했는데…선거유세 소음이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습니다”.

전북 지방선거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주말. 전주지역 곳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선거운동으로 잠을 설치거나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는 등 길거리 유세 소음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잇따랐다.

22일 오전 8시께 찾은 전주시 평화동 한 사거리. 이른 시간부터 인도 변에 자리 잡은 선거유세 차량 스피커에서 끊임없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길거리를 쩌렁쩌렁 울리는 로고송 탓에 근처를 지나치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서둘렀다.

인근 주민 A씨(41)는 “주말이라 좀 푹 쉴까 했더니 선거운동소리 때문에 아침잠이 다 달아났다”며 “출근길 선거운동이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렇게 주말 아침나절부터 주민들이 쉬지도 못하게 시끄럽게 구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찾은 전주시 노송동 한 오거리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만난 B씨(53)는 “소리를 줄이려고 창문도 꼭 닫아뒀는데 음악을 얼마나 크게 틀어뒀는지 별 소용이 없었다”며 “선거철만 되면 비슷한 모습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전주지역 곳곳에서 오후까지 이어졌다.

소음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교통편의를 방해하는 등 모습 역시 여전했다. 대부분 유세차량들은 인도나 교통섬 등에 자리를 차지하고 유세를 진행했고, 일부 선거운동원은 인도를 넘어 차도에까지 들어가 선거 운동을 하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다.

서신동에 거주하는 김모(27)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좀 괜찮아졌지만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갑자기 들려오는 노랫소리 때문에 깜짝깜짝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운전 중 툭 튀어나온 선거운동원 모습을 보면 사고가 날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하다”며 “이런 모습 때문에 시민들이 오히려 선거를 외면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 운동은 후보들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직접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실정”이라며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후보자 사무실로 연락해 시민들로부터 이러한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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