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5개월만에 가족 동반 신병교육훈련 수료식이 열린 15일 전북 임실군 35사단 김범수관에서 한 훈련생이 어머니를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박상후기자·wdrgr@

“자랑스럽고 기특한 아들…앞으로 군 생활도 잘 적응하기를”

육군 제35보병사단 대면 신병교육훈련 수료식이 2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15일 오전 8시 30분께 찾은 35사단 위병소. 앞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사단을 찾아 온 장병들의 부모들이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행사는 두 시간 가까이 지난 다음에야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한시라도 더 빨리 보고 싶은 듯 군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입영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배웅조차 하지 못했다는 가족들은 대먄 수료식이 ‘뜻밖의 선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충북 충주시에서 달려왔다는 김모(60)씨는 “과거 공군 장교로 복무했었는데, 아들이 군에 입대해 벌써 수료를 마쳤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모쪼록 부대에 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영순(49·경기도 고양시)씨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다른 가족들과 함께 새벽부터 서둘렀다. 교육대 입구를 보니 눈물을 참기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병교육대대 대강당인 ‘김범수관’에서 이날 열린 육군 제35보병사단 22-7기 수료식은 식전 행사, 참전용사 소개, 수료식 순으로 진행됐다.

전국 각지에서 달려 온 700여 명의 가족·친지들은 입구에서부터 배부된 좌석 배치도를 통해 아들의 위치를 거듭 확인하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임실군 필봉 농악단의 공연과 그동안의 훈련 모습이 담긴 영상이 끝나고, 225명의 훈련병들은 오와 열을 맞춰 강당에 들어서자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박수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곳곳에서 카메라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몇몇 가족들은 안절부절 못하며 익숙한 얼굴을 찾기 바빴다.

가족들이 직접 계급장과 인식표, 태극기 표지장을 달아주는 순서에 이르러서는 식장 곳곳이 눈물바다가 됐다. 가족들은 옷매무새롤 고쳐주며 얼싸안고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가족 대표로 소감문을 낭독한 이무선(54·여)씨는 “이렇게 아들 얼굴을 직접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훈련병 여러분 모두 아무도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군생활 잘 하기를, 잘 마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박건륭 훈련병의 외조부 신현봉(78)옹, 김용준 훈련병의 외조부 이복동(78)옹, 송태현 훈련병의 외조부 박의범(79)옹 등 3명의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초청돼 손자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참전용사 박의범 옹은 “손자가 군복을 입고 당당하게 서있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조국을 위해 맡은 바 소명을 다하고 건강하게 전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장병들에게는 오후 5시까지 면회와 외출이 허용됐고, 수료식을 마친 이들은 제각기 가족들의 손을 꼭 잡은 채 부대 밖으로 향했다.

오는 7월 5일부터는 신병교육훈련 입영식도 가족 동반 대면 행사로 전환해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인 신병교육대대장은 “고된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난 훈련병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사단이 내실있고 알찬 신병교육훈련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조은우 수습기자·cow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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