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일원 대형 마트에서 한 방문객이 파프리카를 고르고 있다./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전주에 사는 이혜경(62)씨는 일주일에 한 번 남편과 함께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는다. 이씨는 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감자, 양파 등 필요한 식재료를 1~2개씩 원하는 만큼만 산다. 남편과 둘이 살고 있어 식재료가 많이 필요 없어서다.

이 씨는 “집에 두 사람만 있다 보니 먹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 오늘은 감자 조금, 무 한 개, 이렇게 골랐다”면서 “물가도 올라 장보기 비용 부담도 큰 데다 특히 양파 같은 경우에는 1망씩 사두면 반은 썩어서 버릴 때가 많았는데 이제 그런 일이 적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이 씨와 같은 1~2인 소가구가 대형마트에서 장보기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농산물 별도 재포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재 등 폐기물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전북지역 대형마트에서도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21일 오전 찾은 전주시 여의동 하나로마트.

무, 양파, 고구마, 당근, 파프리카 등을 포장하지 않은 채, 낱개로 진열해 놓은 매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낱개로 팔던 파프리카를 집어 든 김은정(41)씨는 “우리 집은 야채를 잘 안 먹어서 큰 묶음을 한 번 사면 다 쓰지 못하는 편”이라며 “적게 사면 그만큼 빨리 써버리고 새로 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같은 날 찾은 전주시 우아동 한 대형마트도 미포장된 낱개 단위의 각종 채소와 야채들이 진열돼 있었다.

전주시 서신동에서 자취 중인 정모(28)씨는 “안 그래도 최근 냉장고 정리를 했다가 다 못 먹은 채소들을 다 버려야 했다”며 “양이 부담돼 이런 걸 안 먹기도 했는데 하나씩 살 수 있으면 버리는 양은 확실히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지역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 마트의 경우 지난 2월에도 낱개 판매를 시행했었는데, 소비자 호응은 좋은 편인 것 같다”며 “가격도 가격이지만 필요한 만큼 사서 소비할 수 있다 보니 꾸준히 찾는 손님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쓰레기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모(27)씨는 “음식물 쓰레기는 차라리 썩기라도 하지만 장을 본 뒤 어차피 집에 가져가려면 또 포장을 해야한다”면서 “소비자들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인식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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