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가치가 춤에 녹아든다.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의 두 번째 공간탐색 프로젝트 ‘차마 그곳이 잊힐리야’가 오는 15일 오후 4시 전북 정읍 영모재에서 펼쳐진다. 14일 오후 4시에는 동일한 내용으로 프레스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무용단 사포는 완주의 ‘산속 등대’에서 첫 번째 공간탐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산속 등대는 폐허로 남아 있던 제지 공장을 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그들이 주목한 다음 공간은 정읍의 영모재였다.

국가등록문화재인 ‘정읍진산동영모재’는 본래 죽산 안씨 사당이었지만, 1885년부터는 재인과 관기를 길러내는 교방으로 사용돼 왔다.

국내에서 단 하나 남은 전형적인 조선 시대 풍류형 누정이며, 솟을대문과 본체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남아있기도 하다.

현대춤과의 교감을 통해 영모재에 담긴 의미와 역사를 기억하고자 현대무용단 사포가 나섰다.

영모재의 솟을대문과 벽에 그려진 민화, 누각 등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의 몸짓을 하며 낡고 텅빈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공연은 프롤로그 ‘시작도 없고’를 시작으로 ‘사라진 기억’, ‘바람에게 묻는다’, ‘그곳엔 없습니다’가 이어지며 에필로그 ‘끝도 없는 그곳에’로 마침표를 찍는다.

김화숙 예술감독이 연출과 대본을 담당했으며, 안무에는 김옥, 박진경, 김남선, 조다수지가 참여했다. 김옥과 박진경, 김남선, 조다수지, 박주희, 윤정희가 현대무용을 선보이며 김명신, 정인혁이 특별 출연한다.

일회성 공연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댄스필름을 제작·발표한다.

댄스필름은 다음 달 1일 유튜브 채널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에 공개된다.

한편, 예술감독 김화숙이 이끄는 사포 무용단은 1985년 예향의 땅, 호남지역에서 창단 되었다.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실험성과 독창성 있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오고 있으며 특히 대극장, 소극장, 야외무대의 특성에 맞는 레파토리를 구별하여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34회의 정기공연과, 36회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소극장 기획공연 그리고 무용과 관객의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인 야외공연(25회)을 통하여 현대무용의 불모지인 전북지역에 새바람을 일으켰으며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대구 등 지역 간의 교류 공연을 통하여 서울과 지방의 문화 격차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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