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이 소장품 기획전 ‘점으로부터 우주로’를 다음 달 4일까지 진안가위박물관에서 갖는다.

전북도립미술관은 도민들과 소장품을 함께 향유 하고자 해마다 소장품 중 일부를 엄선하여 도내 14개 시·군 문화공간에 전시하는 ‘찾아가는 미술관’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일곱 번째 열리는 ‘찾아가는 미술관’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과 유럽에서 회화, 판화 작업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손아유 작가를 조명한다.

전북도립미술관은 2008년부터 기증받은 손아유 작가의 작품 230여 점 중 시기별로 총 8점을 추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손아유, 예향색, 종이에 수채, 목탄, 크레용, 38x56cm, 1996
손아유, 예향색, 종이에 수채, 목탄, 크레용, 38x56cm, 1996

손 작가는 사물 그 자체를 주요 관심사에 놓는 일본의 미술 경향 ‘모노하(物派)’의 영향을 받아 대상과 대상, 대상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작업해왔다.

그의 신체로부터 비롯된 점, 선, 면의 조형 요소는 작품 속에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운동성을 만들어낸다.

손아유, 무제, 종이에 동판화, 45x31.5cm, 1978
손아유, 무제, 종이에 동판화, 45x31.5cm, 1978

바늘로 동판을 긁어낸 곡선의 흔적들, 붓이 종이에 단숨에 남긴 색점들, 손목의 움직임을 따라 색연필과 목탄이 그어낸 선들. 강박적이기까지 한 조형 요소들의 반복, 그리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즉흥성이 엿보이는 힘찬 선들은 작가의 서로 다른 모습의 움직임을 소환한다.

이 조형 요소들에 서로 다른 색이 부여되면서 그들 간의 관계는 한 작품 내에서는 물론, 그리고 작품들을 오가면서까지 확장한다.

손아유, 자립하는 색, 종이에 수채, 28x21.5cm, 1989-1999
손아유, 자립하는 색, 종이에 수채, 28x21.5cm, 1989-1999

그가 계속해서 탐구하고자 했던 주제가 ‘우주의 질서’임을 고려하면, 이렇게 확장하는 관계는 곧 끝없이 팽창하는 우주 속 개별 존재들을 이야기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 ‘점으로부터 우주로’는 이러한 지점을 통해 손아유라는 한 인간으로부터 우주 전체를 아우르기까지 나아가는 예술의 힘을 함축하고 있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모두 전북도립미술관 홈페이지(j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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