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시인이 시화집 ‘마음의 서랍(다詩다)’을 펴냈다.

그의 첫 시화집인 ‘오래 만난 사람처럼’ 발간 이후 꼬박 2년 만의 일이다.

이번 시화집에는 김 시인이 직접 쓴 시와 손수 그린 그림 200여 편이 네 개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각각의 시에는 따스한 느낌의 펜드로잉이 함께 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그대만의 순수함을 유지해 보아요/유쾌함을 전해주며 살기에도 모자란 삶이잖아요/1500도 이상으로 뜨거워지는 생각/ 우울과 무기력함으로 떨쳐버리고 파랑으로 나아가는 길//블루는 한 발자국 걸어 나가는 진취적인/걸음을 꽂아보는 일//(‘블루를 좋아하는 그녀’ 중에서)”

“가난한 우리가, 발끝부터 올라오는/슬픔을 쟁여놓았다//그대와 서랍 속에 빠진 적이 있었는지/자주 열었다 닫았다 확인하고/우리의 사랑이 깊어지는 것처럼/특별한 일을 꺼내 쓰고 싶다//(‘서랍’ 중에서)”

시 ‘블루를 좋아하는 그녀’에는 파란색 물감을 그려 넣고, ‘서랍’에는 슬픔과 사랑같은 마음을 쟁여둔 서랍을 놓았다.

이외에도 주전자부터 새장, 빵, 커피, 동네 어귀, 이호테우 해변의 말 등대까지 다양한 펜드로잉을 만날 수 있다.

김 시인은 ‘마음의 서랍’을 이렇게 활용해보라고 말한다.

쓰인 글을 필사해보고 느낌을 적어보거나 생각나는 좋은 문장이나 새기고 싶은 생각들을 기록해보라는 것. 또, 펜드로잉 그림을 직접 그려보고 색깔도 칠해보면서 나만의 그림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아직 ‘마음의 서랍’은 미완인 상태다.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책을 채워나갈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김헌수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있고 시화집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이 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