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의사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지역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특히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비롯한 과는 필수의료 인력 수급이 고사 직전이어서 고령화·저출산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8일 전북대병원·원광대병원·예수병원 등 도내 수련병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이 마무리됐다.

그 결과 일부 과는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총 모집 인원 47명 중 지원자가 53명으로 경쟁률 1을 넘었지만 문제는 기피과다.

4명을 모집했던 소아청소년과는 지원자가 1명뿐이었으며, 각각 1명씩 모집했던 흉부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는 지원자가 0명이다.

모집인원에 맞게 지원된 과는 내과(10명),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각3명), 외과·병리과(각 2명),  피부과·신경외과·성형외과·산부인과·안과·이비인후과·비뇨기학과·핵의학과(각1명) 등이다.

정형외과는 모집 인원 3명에 지원 5명, 재활의학과 2명 모집·지원 5명, 마취통증의학과 4명 모집·지원 7명, 영상의학과 2명 모집·지원 4명, 응급의학과 2명 모집·지원 3명으로 초과 지원됐다.

원광대학교와 예수병원은 모집정원을 채우지도 못했다.

원광대학교병원은 총 32명을 모집했으며, 28명이 지원해 0.875의 경쟁률을 보였고, 예수병원도 총 모집 인원 21명 가운데 지원자 16명으로 0.8의 경쟁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각 과별 지원 불균형 현상은 여전했다.

원광대학교의 경우 내과(6명), 정형외과(3명),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신경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가정의학과(각2명), 이비인후과·외과(각1명)는 정원을 충족했다.

성형외과와 재활의학과는 1명 모집에 각 2명이 신청하며 경쟁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은 사정이 딴판이다.

소아청소년과가 2명, 산부인과와 핵의학과, 병리과가 각 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응급의학과도 2명 모집에 1명만 신청했다.

예수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내과(5명), 가정의학과(3명), 마취통증의학과·재활의학과(각2명), 신경외과·영상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정형외과(각1명)는 충원됐지만 소아청소년과·외과는 각 2명, 산부인과는 1명의 모집인원 중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이와 관련 김재연 전북의사회 부회장은 “이제는 정말로 산부인과 등에서 발생하는 인력 문제를 해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산부인과의 경우 충원됐다 하더라도 얼마나 버틸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자부터가 없는 상황에서 당장 들어오는 중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겠냐”면서 “지금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으로는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수가 개선 등을 통해 필수 의료 분야가 적자를 보는 구조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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