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설천면 지전마을은 시골같은 정겨운 돌담, 그리고 남대천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 바로 마을앞 남대천을 건너면 충북 영동군 산야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네 옛 모습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무주군 설천면 지전마을이다. 이 마을에 도착하면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착각에 빠질 정도다. 제주도에 온 느낌이랄까. 지전마을 돌담은 소리없는 전파를 타고 국내 관광객들로부터 ‘가고싶은 마을’로 찬사를 받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옛 시골 동네다. 이 마을에 오면 어렴풋이 떠오르는 옛날 이야기가 스쳐갈 정도다, 어릴적 마을에서 딱지치기와 줄넘기, 땅 뺏기 등 각종 놀이가 생각나게 한다. 12월 중순 전날에 내린 눈 탓인지 마을 들판엔 눈송이가 쌓여 있다. 그리고 앞산에도 나뭇가지에 눈송이가 얹혀 있다. 해마다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어느새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무주군 설천면 지전마을 돌담을 찾았다

 

# ‘돌로 만든 돌각 담장, 토석 담장으로 국내 관광객 이목 쏠려’

지전은 예전부터 지초가 많이 나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정확하게 지전마을이 언제부터 조성됐는지 모르지만, 조선 숙종때 문헌에서 지전이라는 지명이 나왔다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오래된 마을이란 것을 직감하게 했다. 지전마을 이동희 이장(57)은 지전마을 옛 담장은 선조들이 정착하면서 부터 주거 생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의기투합해 쌓았다고 했다. 특히 1970년대 새마을 운동 기점으로 해서 초가지붕이 사라지면서 더욱 보기좋은 돌담마을로 탈바꿈됐다고 이 이장은 전했다. 지전마을 앞쪽엔 드넓은 들판으로 형성돼 있다. 담장은 흙과 돌로 섞어 만든 토석 담장으로 오밀조밀 쌓여져 있다. 높이는 약 1.2m, 1.6m에 이르며, 지붕은 한식 기와와 현대식 기와를 얹었다. 주민들의 지혜는 가까이서 발휘됐다. ‘돌은 어디서 구했느냐’는 질문에 바로 남대천에서 하나씩 하나씩 건져와 돌담을 쌓았다는 것이다. 그런 사이에 보기드문 토속적인 향내가 나는 돌담 마을로 형성됐으며, SNS 등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 지정학적 위치 최고,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

지전마을은 지정학적 여건도 좋다. 주변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곳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무주반디랜드와 태권도원이 있다. 지전마을 돌담에 흠취하기 위해 오는 관광객들로 사시사철 몰려 들면서 유명새를 타고 있다. 여름엔 남대천 풍경에다 수백년 된 느티나무 8주가 남대천변에 식재돼 있는데다 비례마을로 가는 천변쪽에는 버드나무가 식재돼 있어 봄 철 힐링의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더욱이 무주구천동에 오는 관광객들이 무주반디랜드와 태권도원, 그리고 이곳 지전마을 돌담을 새로운 관광코스로 잡아 반드시 무주구천동에 오면 설천 지전마을 방문 코스가 돼 있다는 것이 마을주민들의 전언이다. 지전마을과 비례마을로 통하는 둘레길을 조성할 경우 더욱 쏠깃한 관광코스가 될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목소리다.

# 텃새 없는 지전마을, 마을주민들 안정적인 삶 꾸려

지전마을은 25가구 60여명이 아름다운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50%가 타 지역에서 온 귀촌인이다. 여느 마을과는 달리 원주민들과 귀촌인들의 융화와 화합이 잘 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 이장은 “타 마을의 경우 원주민들과 갈등이 심한 나머지 귀촌인들의 정착에 힘들다”면서 “하지만 지전마을의 경우 화합만큼은 무주에서 최고다”라고 엄지를 치켜 들었다. 지전마을 주민들은 내년부터 더욱 화합과 결속을 다지기 위해 문화 · 예술 특성화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함께 마을회관에서 옹기종기 모여 그림과 도자기 작업을 하면서 주민 화합을 이끌고 연간 한번씩 마을에서 ‘작품전시회’를 갖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귀촌인들의 경우 대부분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하고 인생 이모작을 설계하는 층이기 때문에 농업생산 보다는 ‘정서’ 부분에 포인트를 주겠다는 마을주민들의 생각이다.

# 지전마을 다녀간 관광객들 ‘또 오고 싶다’

지전마을은 돌담으로 특화된 마을이다. 돌담과 지난해 차려진 찻 집외엔 별다른 시설이 없다. 하지만 산새 만큼은 명품지역이다. 이 마을을 다녀간 부산과 울산, 포항, 백령도 등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다시 찾고 싶은 마을’이라면서 매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단다. 지전마을 돌담길은 지난 2006년 6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마을주민들의 자긍심은 실로 대단하다. 마을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부가 관리하다보니 집 수리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을이 문화재로 지정돼 보람을 느낀다”는 마을주민들의 정서를 전했다. 이곳 지전마을 대부분 각 가구 앞마당엔 감나무가 식재돼 있다. 5월쯤이면 감나무 꽃으로 단장돼 볼거리를 제공하고 10월이면 수확의 기쁨을 찾는다. 무주군도 지난해 9천여만 원을 들여 옛 담장 보수를 마쳤다. 마을주민들은 후손들 대대로 물려줄 귀한 가치가 있다며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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