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도 여행지가 될 수 있는 곳 '전주'. 전주 도서관 여행이 전국 유일의 콘텐츠에서 지역 협력과 통합의 문화 자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말과 글로 도서관 이용과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보다 설레고 친근한 '여행'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도서관과 책을 시민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는 전주시의 도서관 정책을 들여다 본다.

책기둥도서관.
책기둥도서관.

▲전국 유일의 전주 도서관 여행, '우리는 도서관으로 여행 간다'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이 글은 전주 구도심에 위치한 다가여행자도서관에 들어서는 이용자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문장이다. 현재 전주시는 전국 유일의 도서관 여행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며 독서를 위한 공용 공간인 도서관을 버스로 매주 여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서하는 독서와 앉아서 하는 여행을 완벽하게 결합한 콘텐츠로 시민들이 여행하듯, 휴식하듯 도서관을 만나 일상 속에서 책과 함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며 2021년 7월부터 3년째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전주 도서관 여행에 참여한 여행자는 1,555명에 달하며 2월 5%였던 타지역 참가자는 11월에 68%에 달하는 등 전국의 여행자들이 전주 도서관에 방문하기 위해 지역을 찾으며 도서관이 관광자원으로써도 가치가 있는 공간임을 입증했다. 

현재 전주 도서관 여행은 총 6개의 주제코스(하루코스2개, 반일코스 4개)를 격주로 나누어 매주 토요일 3개의 코스로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야간 경관이 아름다운 도서관과 남부시장의 야시장을 소개하는 야간코스가 추가로 개설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여행도 6월 현재 260여명이 참가하는 등 도서관계 뿐만 아니라 교육·문화계에서도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전주 도서관 여행이 2023년부터 공동 생활권인 완주지역의 문화공간과 연계하여 '라키비움 도서관 문화여행'으로 확장하며 도서관 여행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삼례문화예술촌.
삼례문화예술촌.

▲전주 도서관 여행 완주까지 간다... '라키비움 도서관 문화여행'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의 합성어로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미술관, 전시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전주시가 전주·완주 문화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라키비움 도서관 문화여행'은 전주의 특별한 도서관과 완주의 문화공간을 여행하는 문화 테마의 도서관 여행으로 전주와 완주가 담고 있는 다양한 문화 영역을 도서관 여행을 통해 만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다.

올해 라키비움 도서관 문화여행은 '완(주)전(주)한 도서관 문화여행'이라는 주제로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운영하고 있다. 3월·4월은 예술문화여행으로 진행됐으며 5월·6월은 책문화 여행, 7월·8월은 생태문화여행, 9월·10월은 전통문화여행으로 구성해 도서관 여행 전용버스를 타고 도서관 여행 해설사와 함께 종일 전주와 완주를 여행한다.

여행출발지는 전주시민과 완주군민의 편의를 위해 월별로 교차해서 운영된다. 홀수 월은 완주에서 출발하고, 짝수 월에는 전주에서 출발하는 방식이다.

상반기 예술문화 여행에서는 전주의 예술특화도서관인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과 완주의 예술복합문화공간, 산속등대미술관, 삼례문화예술촌 등을 방문하며 다양한 예술체험과 전시 등에 참여했다. 5~6월 운영하는 책문화 여행은 전주 완주의 책을 주제로 한 문화공간을 방문하는 여행으로 5월에는 완주의 삼례문화예술촌과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된 제2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방문해 원화전시를 감상하고 1980년에 개관해 새롭게 리모델링한 금암도서관 등 지역의 책 문화를 즐기는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여행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바 있다. 

이달에는 전통 고택과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소양아원과 전주의 동문헌책도서관, 책기둥도서관을 방문하며 전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책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함께 참여해 전주의 숲 속 도서관과 완주의 자연생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도서관 생태문화 여행'을 7월과 8월에, 전주 한옥마을도서관과 완주의 전통문화 체험공간을 여행하는 '도서관 전통문화 여행'을 9월과 10월에 운영할 계획이다.

산속등대 전경.
산속등대 전경.

▲전주·완주 통합형 문화 프로그램으로 확산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전주와 완주가 공동 생활권에 있으면서도 함께 협력해 운영되는 문화 콘텐츠가 많지 않은 상황에 이번 '라키비움 도서관 문화여행'을 통해 두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 자산의 가치를 알리고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전주·완주가 지난해 11월부터 지역주민의 편익 증진을 통한 지역의 발전을 목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전주·완주 상생협력사업의 3차 협약 내용에는 전주의 공공도서관 및 작은도서관을 전주시민과 완주군민 모두 회원 가입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전주시는 전주와 완주지역의 도서관과 서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주·완주 책 여행 지도'를 제작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지역 곳곳에 위치한 책이 있는 공간을 방문해 볼 수 있게 했다. 이런 다양한 시도와 노력은 지역주민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와 독서진흥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은 "2023년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라키비움 도서관 문화여행'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인프라와 콘텐츠를 갖추겠다"면서 "타지역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는 전주시의 특별한 도서관과 관련 정책들을 지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발전시키고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