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산업은 지난 4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기간산업으로서 산업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반도체는 폭등하는 정보의 양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핵심 부품으로서 나노과학(NT)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T), 에너지 기술(ET), 군사기술, 그리고 바이오, 의용공학 분야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전북대학교는 최근 정부의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반도체 관련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호남지역 유일의 반도체 특화학과인 ‘전북대학교 반도체과학기술학과’가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정부사업의 선정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초 정부 지정 우수과학연구센터

전북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는 1990년 우리나라 최초의 정부 지정 우수과학연구센터(SRC)로 선정된 이래 ‘반도체물성연구소’와 ‘반도체공정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반도체물성연구소는 전북대 교수들이 중심이 돼 대학의 잠재인력을 체계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IT연계 분야, LED,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를 수행하면서 90년대 전북대 연구 경쟁력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994년 대학원 과정의 반도체과학기술학과가 설치돼 우수 연구뿐 아니라 전문인력 양성의 기반을 닦았고, 교육부의 대학중점연구소, BK-21 핵심연구사업 등을 통해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특화된 대학연구소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이어 2002년 반도체 학부과정의 반도체과학기술학과를 신설해 대학, 대학원, 연구소의 체계화 된 반도체 분야 교육, 연구의 산실이 되고 있다.

2003년엔 서울대·경북대 등과 함께 산업자원부로부터 114억원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공정연구센터’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연구중심 학과로 발전했다.

반도체공정연구센터는 실리콘 메모리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의 비메모리 분야 중 광 및 전자소자 분야의 나노급 소자 개발과 집적회로 제작과 분석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기업 중점 애로기술을 지원하고, 화합물반도체 관련 인력을 양상하며, 산업체 종특히, 기존 실험실 외에 새로운 클린룸 전용의 새 건물을 완공해 파일러트 생산 규모의 최신 시설을 설치하고, 반도체 기초생산 시설로 활용한 화합물반도체 분야의 공정서비스(수탁, 공정개발, 단위 수탁)를 수행하고 있다.

또 연구 기반 거점대학으로서 신기능 소자 연구의 활성화하고 있다. 반도체물성연구소의 기초 물성연구에 반도체공정교육센터를 통한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첨단기술 개발을 촉진과 우수인재 양성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과학기술 분야 우수인재 양성의 산실

전북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는 지난 20여년 동안 반도체물성연구소를 통해 축적된 기반을 바탕으로 기초 분야인 ‘반도체물리학’과 응용분야인 ‘반도체전자공학’이 접목된 반도체과학기술 분야를 특성화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21세기 융·복합 시대에 발맞춰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 ET(에너지기술)분야 산업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2021년 광주과학기술원(GIST)와 공동으로 대학나노인프라 혁신사업의 주체로 선정되면서 100여 종이 넘는 화합물 반도체 특화장비를 구축, 실험실습을 중시하는 특화된 실무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실무형 교육은 학생 취업률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0년 기준 65%가 넘는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데다  취업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유지 취업률’에서는 매년 100%를 기록할 정도다.

또한 2009년부터 7년 연속 전북대를 대표하는 우수학과로도 선정됐고, 창업을 통한 기술의 산업화와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 해외 최고 연구기관과 ‘콜라보’

반도체과학기술학과의 교육 모토는 ‘기본’이다. 

1학년부터 글쓰기, 비판적 사고와 논리, 시사영어 청취와 토론, 사회봉사, 한국사의 이해 등을 배운다. 기초를 튼튼히 다지기 위해서다.

또한 기초수학과 물리, 기초화학은 물론 인문학적 소양과 소통 능력을 겸비한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2학년부터 시작되는 전공 분야에서는 반도체공학, 반도체 물리학 등 반도체 분야에서 뼈대가 되는 학문들을 습득한다. 3학년 2학기가 되면 기업 맞춤형 수업인 ‘반도체 공정 및 실험’을 전공필수로 졸업 때까지 이어진다. 

학생들은 반도체물성연구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반도체 공정이나 소자 실험실습 등을 직접 익히면서 전문 지식을 쌓는다. 덕분에 전북대 자연과학대학 내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다. 

해외 연구기관과의 콜라보를 통한 국제화 연구도 경험하면서 연구자의 꿈도 키울 수 있다. 작년 겨울방학 6주 동안 반도체과학기술학과 5명, 물리학과 3명, 전자공학부 2명 등 반도체 관련 전공 학생 10명이 세계 최고 연구소 중 하나인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에서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국제 공동 연구협력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희대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학생은 이 연구소에서 6주 동안 머물며 원자 배열까지 판별할 수 있는 주사전자현미경(SEM)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현미경(TEM, FIB, XCT)의 사용법을 익혔고, 3차원 이미지 모델링(X-ray image 3D modeling), 초음파(Ultrasound)를 통한 실제 물체 속 균열(Crack)및 결함(Defect)을 눈으로 보지 않고 감지하는 ‘비파괴 연구’ 등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또한 인공뼈와 인공 두개골, 안면 골절용 마스크 등을 직접 디자인 해보고, 바이오물질들을 이용한 응용으로 빛에 강하게 감응하는 플라즈모닉(plasmonic)을 활용한 바이오센서를 직접 제작하는 등의 연구 성과도 올렸다.

박종현 학생은 “겨울방학의 일부를 세계 최고 연구소에서 반도체 분야 최신 연구동향을 살피고, 프로젝트에도 직접 참여해봄으로서 평생에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며 “연구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의 소중한 경험이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장천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