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 영웅이자, 전북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39년간 간직했던 소장품을 전북체육회에 선뜻 내놓았다. 

주인공은 1984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신준섭 전북체육회 사무처장이다.

LA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우리나라 복싱 최초이자, 전북출신 첫 올림픽 금메달로 기록되고 있다.

신 사무처장은 3일 도체육회 2층 대회의실에서 1984 LA올림픽 복싱 금메달과 당시 입었던 가운, 월계관과 성화봉 등 체육 유물을 기증했다. 

특히, 정소영 도체육회 이사도 소장품을 전달하면서 ‘전북체육 역사기념관 건립사업’을 위한 릴레이 기증에 힘을 보탰다.

정소영 이사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이자, 아시안게임 등 각종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우리나라 배드민턴 영웅이다.

정 이사는 올림픽 때 사용했던 라켓과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메달 등을 도체육회에 기증했다.

신 처장이 기증한 금메달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지만, ‘XXIII OLYMPIAD Los Angeles 1984’라 선명하게 양각 돼 있다.

당시 결승전에서 미국의 버질 힐과 만나 일대 접전을 펼쳤고, 3대2 판정승을 거두면서 전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사했다.

파란색에 노란색 줄이 있는 복싱가운은 모든 경기와 결승전 판정 결과를 숨죽여 기다리는 동안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앞면 하단에는 ‘신준섭’이 선명하게 적혀있고, 뒷면에는 국가대표를 상징하는 ‘KOREA’가 뚜렷하게 자리했다.

월계관은 금속 재질에 금박을 입힌 형태이며, 나뭇잎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조각됐다.

마지막으로 성화봉은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때 사용됐던 것으로, 당시 신 처장은 성화 봉송 두 번째 주자로 참여했었다.

신준섭 사무처장은 “도체육회 처장으로서가 아니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유물을 기증한 것”이라며 “이번 기증식을 계기로 체육스타, 원로 체육인, 현역 선수들뿐만 아니라 도민 누구나 체육 유물 기증 릴레이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강선 도체육회장은 “어려운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역사적 가치가 높은 체육 유물을 기증해준 신준섭 사무처장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전북체육의 역사를 고이 간직하고 후배 체육인들과 도민들에게 전북체육의 변천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전북체육 역사기념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도체육회는 전북체육의 발자취를 기념하고 보존·관리하기 위해 각계각층 전문가로 구성 된 추진위원회 구성한데 이어 체육유물 수집 등 체육역사기념관 건립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집 된 체육 유물은 300여점에 이르며 임시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이번 신 처장의 기증식을 시작으로 전·현직 체육 영웅들, 프로 선수들의 유물을 지속적으로 수집 할 계획이다.

한편 전북은 신준섭(복싱), 유인탁(레슬링), 박성현(양궁), 정소영·김동문(배드민턴), 전병관(역도), 임미경(핸드볼), 김아랑(빙상), 김영권(축구) 등 수많은 체육 스타를 배출했다.

김장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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