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꽤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택하고 이에 맞춰 식품업계도 신제품이나 레시피 개발에 열심이다. 또 일반 식당들도 채식주의자에 맞춰 별도의 메뉴를 준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약 25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숫자는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왜 이처럼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다. 불살생을 외치는 불교도처럼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 동물권 개념을 받아들이는 윤리적 시각도 육식을 피한다. 또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기도 한다. 거기에 최근에는 생태주의 관점에서 축산업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채식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가운데 환경적 이유는 가축을 기르고, 가공하고, 나아가 수송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나온다는 데서 출발한다. 고기를 적게 소비함으로써 그만큼 기후 위기를 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축산업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과장된 수치라는 반론도 있고, 채식을 위한 농업분야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비판도 있긴 하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축산업이 지구 환경 악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특히 반추동물인 소나 양의 경우는 메탄가스를 많이 배출해 전반적으로 지구 환경에는 악영향을 끼치는 편이다. 게다가 사료작물 경작을 위해 파괴되는 숲, 사용되는 물의 양, 소모되는 화석연료 등을 생각하면 육식의 대가는 상당히 크다고 보아야 한다.

불교환경연대가 지난달 11(초복)부터 한달간 채식이 우리를 지킨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육식 대신 채식을 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대 측은 복날 채식을 하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복날 팥죽이나 들깨 감자탕 등 고기를 대신할 요리들을 권장하는 중이다. 연대 측은 육류 대신 채식을 하면 지구의 가치와 환경을 지키는 것은 물론 생명 존중 사상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모두 채식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영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육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옳다. 특히 농업 분야의 탄소 배출도 적지 않은 만큼 일방적으로 축산업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다만 무분별한 육류 소비 증가에는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그것은 국제적 협의나 정부 정책으로 해결될 과제가 아니다. 소비자인 개인이 육식을 줄임으로써 전체적으로 축산업 비중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간헐적 채식은 바로 그 실천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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