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 말세와 같이 참으로 어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방송과 신문 보도에 따르면 매일 같이 끔찍한 사건들이 이어지며 우리 사회의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더욱이 유튜브 등 SNS에서는 상당수 거짓으로 드러나는 것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사회발전의 가장 기본 인프라인 공직사회는 이 같은 도의추락과 거짓정보 유통 등을 수수방관하는 것 같다. 조금 더 살펴보면 선출직 공무원이든 직업공무원이든 본연의 기본임무를 대단히 소홀히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해체 내지 사회붕괴는 공적정신(公的精神, Public Mind)의 실종에서 오고 있다. ‘()’은 제사를 지내는 광장의 뜻에서 공공(公共)을 가리키며, 특정한 장소에서의 소통을 의미한다. 그래서 공공은 사회의 여러 사람과 같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는 사유의 벼의 뜻에서 사사로이하다, 제 것으로 삼다는 뜻이다. 사회 구성원이 를 앞세우고 을 무시하면 오늘날과 같은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다. 특히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아 권한을 행사하는 자들이 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카르텔의 지위유지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그 사회는 추락하고 말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어려운 시절에는 정여립의 천하공물론(天下公物論)이 나침판이 되고 있다. 천하는 공물로서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는 권력의 수임뿐 아니라 권력의 행사, 공적인 일의 처리 등 전체 과정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 「萬章 를 보면 이윤(은 나라 재상)은 천하의 백성들 가운데 한 지아비와 한 지어미라도 요순의 혜택을 입지 못한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은 것처럼 생각하였으며, 천하의 중대한 책임을 자신의 임무로 여겼다.” 이윤은 군주(조직의 장)에게 충성하는 것은 소절(小節)이요,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고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은 대절(大節)이라고 여긴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조건인 완주·전주통합 과정에서도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장, 군수, 그리고 지방의원 등 선출직이 취하는 태도를 엄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완주·전주통합은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지역과 전북특별자치도를 도약시킬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안호영 국회의원은 지난 2013년 완주군민의 반대 의사로 통합이 무산됐는데 군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또다시 행정통합 논의를 꺼내는 것은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회의원은 당시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군민을 설득하며 통합의 큰 길을 열어가는 데 선봉에 서야 하지 않을까? 유희태 완주군수도 같은 논리로 통합에 반대하며, 완주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완주군 지방의원들도 대체로 비슷한 생각이라고 한다.

통합 문제를 둘러싼 완주 정치권의 행보는 소위 이권 카르텔을 연상시키고 있다. 통합의 은 온 데 간 데 없고, 자리보전의 만 앞서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통합은 보다 큰 기회를 지역 정치권에 제공할 것이다. 완주군에서는 통합운동을 벌이거나 통합운동에 참여하는 지역인사들을 회유하며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은 주권형성의 장, 광장에서 토론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2013년에 청주시와 통합한 옛 청원군은 세금폭탄이나 오염시설 입주, 재정부담 등의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통합문제에 대해 지역정치권이 우물 안 생각에서 벗어나 협력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 모두 도덕의 최고경지 에 이르도록 治人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수양하는 노력을 기울여, 사적 이기심을 버리고, 공적 정의를 세우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공직자를 비롯해 우리 모두 덕을 닦으며 도민과 함께 최고의 선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를 구분하고 수기치인(修己治人)으로 이상사회에 도달하도록 해야겠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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