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이은 태풍 ‘카누’의 한반도 관통이 추석물가를 흔들고 있다. 한동안 급등했던 물가가 안정세를 찾는 듯했으나 최근 폭우·폭염에 이은 태풍으로 과수는 물론 시설 하우스 농작물, 상추·시금치·배추·무 등에 심각한 피해가 났다.

배추나 고추 등의 김장 관련 식자재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때 이른 여름 김장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있을 만큼 물가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은 크다. 더욱이 추석이 한 달 앞이다. 과거보다 최대 한 달가량 빠르다. 낙과 피해가 최근 5년 중 가장 심각하고 여타 과일 가격을 비롯한 농축산물 가격이 조만간 정상화되기 힘든 상황이란 점을 고려할 때 즐거워야 할 추석이 벌써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매년 추석이면 제기됐던 물가 불안이지만 올해 유독 농작물 피해가 극심했던 터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농가들 역시 수확을 앞둔 농사를 망쳤다. 피해 시설 복구해 다시 농작물을 재배 수확하기까지는 최소 2달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 고삐 풀인 장바구니 물가의 고통은 추석이 한참 지나고 나서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이상 기후 여파로 식료품 가격이 뛰고 7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발표로 국내유가가 4주 연속 오름세다. 흑해 곡물 수출협정이 종료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 역시 다시 꿈틀대고 있다. 국내외 모든 여건이 서민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면서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음이다.

정부가 이번 주 추석 전 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 대책을 내놓는다. 수입 농산물에 적용되는 할당 관세를 확대 적용하고, 주요 농·축·수산물을 추석 성수품으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인데 매년 대동소이한 대책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었는지 냉정히 따져 대책에 담아야 함은 물론이다. 농작물 피해가 심한 강원도 등 지자체의 경우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농업재해대책상황실까지 꾸려 대응할 만큼 밥상물가 지키기가 비상이다. 전북도 역시 물가안정대책에 허점은 없는지, 필요한 조치는 마련됐는지 서둘러 점검할 일이다. 흔들리는 밥상물가를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주요생필품은 물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 추석 성수품 수요 공급만이라도 차질이 없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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