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채소 작황이 나빠지면서 채솟값이 무섭게 뛰고 있다. 소비자는 물론 요식업계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채솟값에 아우성이다. 가정의 밥상에서는 신선채소 찾기가 힘들다. 음식점에서는 상추 등 채소를 아예 내놓지 못하거나 장수를 헤아릴 정도로 적은 양을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추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과채류 가격 앙등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흙쪽파 100g의 소매가는 2952원으로 2주전에 비해 57.4%나 올랐다. 그런가 하면 적상추는 50.9%, 애호박은 45.8%, 깻잎은 32.4%나 각각 상승했다. 과일값 전망도 어둡다. 지난 봄 냉해와 최근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가 많아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폭등세는 장마 등 기후 영향이 결정적인 이유다. 또 휴가철과 추석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형편이다. 특히 과채류 소비가 많아지는 추석을 앞둔 서민들의 걱정은 태산이다.

정부도 물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축해두었던 봄배추 8600톤을 방출하고 있고, 무와 양파 각각 4500톤과 6천톤을 준비해 놓은 상황이다. 또 과수수급관리 대응반(TF)도 지난달부터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 대응으로 폭등하는 채솟값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 최근 가격 동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더 정밀하고 또 강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물량 확보가 가장 급선무다. 산지와 소비자를 잇는 유통단계에서 출하량 증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수입을 늘려서라도 가격안정을 꾀해야 할 것이다. 특히 수해로 인해 채소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 만큼 수해 복구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피해 농민들은 아직도 정부 지원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더 빠른 대처를 강력히 주문한다.

더욱 절실한 것은 중장기적 대책이다. 사실 농축산물 값의 널뛰기는 오래된 현상이다. 기상 조건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맨 먼저 농축산물 가격이 앙등한다.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은 늘 매한가지다. 연례행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 위기가 코앞에 닥친 지금 실효성 있는 중장기 농축산물 가격안정 방안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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