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들의 식수원인 용담호와 옥정호에 녹조현상이 발생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전북도와 관련 기관들이 본격적인 광역상수원 수질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전북지방환경청이 10일 용담댐에 ‘관심 단계’를 발령해 녹조현상에 대비해왔지만, 최근 집중호우로 상류 지역 쓰레기와 무더위 지속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녹조가 갈수록 심해지자 대응 단계를 강화키로 한 것이다.

전북도는 9월까지 용담댐 인근의 가축분뇨 관련 시설 300여 개소와 개인 하수처리시설 32개소를 집중점검하고, 하수처리시설 48개소에 대한 총인처리 기준을 강화키로 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녹조 대응을 총괄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 제거작업과 정수처리 강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옥정호에 대해선 지난해부터 녹조 발생에 따른 식수원 안전성 논란이 있었던 것을 고려해 전북도 주관으로 전북지방환경청, 수자원공사, 관계 시군이 녹조 대응 T/F팀을 구성해 관리키로 했다.

녹조현상은 식물성플랑크톤 중 하나인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해 물의 색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호수 표면에 녹조가 끼면 햇빛이 차단돼 물의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물고기와 수중생물을 죽게 하는 요인이 된다. 생태계가 파괴돼 환경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실제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에선 수중생태계 파괴가 가져온 독소로 인해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용담호에는 13년 만에 이례적인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내려졌다. 매년 녹조현상이 반복되곤 했던 옥정호는 조류경보제 위치가 정수장 쪽에 위치해 희석된 물을 취수할 수밖에 없는 한계로 인해 그나마 경보조차 내려지지 않았다. 녹조가 심각하게 발생한 용담댐이나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옥정호 모두 주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을 내포하면서 먹는 물로 인한 불안과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수원에 녹조가 퍼지면 수돗물의 맛과 냄새에 영향을 주고 건강에도 해로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주변 오염원을 집중 점검하고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효율적인 녹조 제거 대책 역시 서둘러야 한다. 더위지나면 사라지는 녹조라고 안일하게 대처해선 안된다. 수돗물이라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수질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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