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영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영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2023 농업전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양돈 생산액은 약 9조 5천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축산업 총생산액의 약 37%를 차지한다. 돼지고기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육류이며,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2011년 기준 19.0kg에서 2021년에는 27.6kg로 45.3%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국내 돼지 사육두수가 10년 전보다 37.3%로 증가했으며, 대규모 사육체계 전환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돼지를 개량해왔다. 

  그러나, 생산성 중심의 개량으로 인해 돼지의 성장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다리 문제가 더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으며, 돼지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동물복지 문제 또한 점점 강조되고 있다. 농장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도태 사유 중에서도 주요한 이유로는 불임(12%), 일령(7%), 지제불량(6%), 능력저하(4%), 질병(3%), 폐사(3%), 유두불량(2%), 유산(1%)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돈 지제 불량으로 인한 도태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농가의 생산성 저하와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에서는 어미돼지의 ‘다리 문제’가 연산성을 저해하고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돼지 다리 형태에 대한 유전적 특성 파악이 부족하여, 종돈장이나 국가단위의 유전능력 평가에서 ‘다리 형태’ 형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양돈과에서는 현재 다리 형질의 유전적 특징을 구명하여 다리 건강이 우수한 돼지를 선발하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 돼지의 다리 유전력은 부모의 표현형 능력이 후대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0부터 1사이의 범위를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부모의 표현형의 능력이 후대에 높게 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유전력 1은 100% 발현). 다리의 다양한 부위에 따라 유전력이 다르며, 이를 통해 건강한 돼지를 선택하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양돈과에서는 돼지 다리의 유전력 범위는 0.15∼0.63으로 평가한 결과를 보고하였으며, 이 중에서도 기립자세(0.27), 무릎관절(0.35), 발목(0.15), 발굽 (0.63)의 유전력이 평가되었다.

  국외에서도 다리 형태 형질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이를 개량지표로 활용하여, 다리 형태의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의 CCSI(Canadian Centre for Swine Improvement)에서는 다리 형태에 대한 외모 심사표와 점수 기준을 개발하여 국가표준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양돈산업에서의 돼지 개량체계는 생산성과 동시에 동물복지 증진에 직결되는 중요한 주제이다. 필자 또한 농가들이 보다 용이하게 돼지의 다리 상태를 판단할 수 있도록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고, 다리 형질을 고려한 능력검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우수한 종돈 선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양돈산업 또한 육종 소재의 다양화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해 나가야 할 시점에 와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