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띠 왕기석 명창이 완창판소리 수궁가-, , , 토선생 아니오로 계묘년의 끝자락을 장식한다.

오는 30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선보이는 수궁가는 전승되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유일하게 우화적인 작품으로 수궁과 육지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토끼와 별주부 자라의 이야기를 다룬다.

동물의 눈을 빌려 강자와 약자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재치 있게 그려낸 수궁가에는 해학과 풍자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번 무대는 해학적인 면을 극대화시켜 그 어느 때보다 색다른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부르는 수궁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미산)-남해성-왕기석으로 이어진 소리다. 본래 동편제 소리이지만 서편제의 계면성이 조화를 이루어 상·하청을 넘나드는 음과 화려한 시김새가 돋보인다.

공연의 고수는 올해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장단(고법) 보유자로 지정된 이상호 명고가 함께하며, 군산대학교 명예교수 최동현이 해설과 사회를 맡는다.

무대에 오르는 왕기석 명창은 먼저 소리를 시작한 셋째 형 왕기창 명창(전 국립창극단 단원)과 다섯째 형 왕기철 명창(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장)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소리를 접하며 성장, 18세부터 본격적인 소리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0년부터 3년간 국립창극단 연수 단원을 거쳐, 198321세의 나이로 당시 최연소 정단원으로 입단해 남해성 명창뿐만 아니라 정권진·박봉술·정광수성우향·오정숙 등 당대 내로라하는 명창들로부터 소리를 배웠다.

꾸준히 자신의 소리를 갈고 닦으며 소리꾼으로 성장한 그는 소리인생 43년 동안 200여 편이 넘는 창극작품에서 주역으로 활동했으며, 묵직하면서도 존재감 있는 역할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5년에는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한 수련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2013년 전주MBC 판소리 명창 서바이벌 광대전 2’우승, 2014 KBS국악대상 판소리 부문 상과 종합대상, 2017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화예술발전 유공자) 대통령 표창을 수상 하였으며, 2014년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수궁가예능보유자로 지정되며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201330년간 활동하던 국립창극단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전주마당창극을 제작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으며, 2013년부터는 정읍시립국악단장, 그리고 2018년부터 2023까지 제7대 국립민속국악원장으로 재직하며 국악의 저변확대와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왕기석 명창은 올해는 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판소리는 소리꾼과 귀명창들에 의해 유지되고 전승된다. 그러나 지금의 판소리는 과거에 비해 다소 침체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현실은 무엇보다 소리꾼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소리꾼들이 각성하고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더욱 분발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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