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인물의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눈길을 끈다. 아니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한 야쿠자(폭력배)가 신주쿠에서 그의 나와바리’(세력권)을 내려다보는 뒷모습. 그의 등판은 울긋불긋한 이미지의 문신으로 가득하다.

양승우 작가의 사진을 언뜻 보면 혐오감이 들었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불편함이, 그리고 나서는 어떻게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인간 저변에 숨은 폭력성을 사실주의적 관점에서 기록한 人間, 나와바리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진가가 되기까지 그는 독특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정읍에서 바둥대며 살다가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곳이 마음에 들어 정착했다. 이후 사진전문학교에 들어가 사진 소재를 찾다가 거리에서 우연히 야쿠자 다섯 명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사진 작업을 하게 됐다.

신주쿠는 위험한 곳이니 가지 말라는 교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카메라를 메고 그곳으로 나가 야쿠자를 찍고 홈리스들과 살았다. 그에게 신주쿠는 해방구였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달아났다가 그의 낭인 기질에 다시 그곳으로 찾아가서 그들에게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으면서 서서히 그들과 친밀하게 되었다.

그 밖에도 노숙자와 술집 작부, 트랜스젠더 등 사회 저변층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의 사진은 동물적 감각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작가는 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동경공예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2017신주쿠 미아로 일본 최고의 사진상인 도몬켄 사진상(마이니치신문사 주최)을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상했다.

사진집으로는 청춘길일양승우 마오 부부의 행복한 사진일기-꽃은 봄에만 피지 않는다가 있다.

김지연 서학동사진미술관장은 날것의 현장 사진을 보며 이해 불가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사진가들은 전쟁터에도 가고 원전이 폭발해서 방사능 수치가 살인적인 곳에도 간다. 그것은 진실을 알고 싶어서다. 진실의 의미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 본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새달 11일까지./정해은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