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이 올해 지역문화와 관련한 전시 콘텐츠를 적극 발굴해 박물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턱을 낮춘다.

박물관은 지역문화 전시 및 콘텐츠 확대와 서예문화 브랜드 강화, 박물관 접근성 개선 등 찾아가고 싶은 박물관, 다시 찾고 싶은 박물관을 목표로 한 2024년도 주요업무계획을 내놓았다.

먼저 지역문화를 활용한 모악산의 염원특별전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해 마련됐다. 전북 불교의 성지이자 미륵신앙의 중심인 금산사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5월 초에 금산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등 77120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 찾아가는 전시는 박물관 소장품 지역 순회전.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백자 달항아리등 지정문화재를 포함한 중요문화재로 구성된 소규모 전시다. 5월 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선보인 후 양구백자박물관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부안 죽막동 유적’, ‘청동기·철기 등 지역문화 연구 총서 2종도 발간한다. 박물관이 발굴하고 소장한 지역 출토 유물을 심도 있게 조사 연구한 것으로, ‘청동기·철기총서는 청동거울의 제작 등 소주제별 논문을 수록한 자료집이다. 11월 발간 후, 연구 성과를 2025년도 특별전시(가제: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물관은 또한 지역문화 특색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서예문화 브랜드도 강화한다. 서예문화를 알리고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신기술 융합 콘텐츠 LED 미디어월·인터랙티브 체험형 영상 2종을 제작해 공개한다.

이와 함께 9월에 개최하는 한양가와 춘향전특별전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개최했던 전시를 전주·전북 지역문화 및 문자문화와 융합해 재구성했다. 한양가에 담겨 있는 한양의 풍물을 통해 지역 간 문화의 교섭 양상을 살펴보는 한편, ‘완판본 춘향전코너를 새로 구성해 전북 지역문화를 조명한다. 완판본은 문자문화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인쇄와 서예의 연결 지점을 제공한다.

브랜드 전시실인 선비서예실 전시품의 정기적 교체도 계획돼 있다. 선비서예에서 서예문화로 브랜드 확장과 함께 박물관 인지도 제고를 위해 우리를 위로하는 손글씨 한줄을 선보이는 전박글판을 야외에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서예문화 브랜드 강화의 일환으로, 소장하고 있는 조선후기부터 근대기까지 도내 작품을 대상으로 전북의 서화가학술조사를 진행한다. 근대기 호남 서예의 시원인 창암 이삼만(1770~1847), 김제 출신 석정 이정직1841~1910)과 그의 제자들, 전주 한묵회 서화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조사 성과는 25년 학술총서로 발간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이 외에도 관람객의 접근성 및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시 환경을 개선한다. 상설전시실에 영상 및 전시보조물을 추가 제작하고, 패널 및 설명카드의 내용을 쉽게 풀어쓴다. 취약계층을 위해 지역 특수학교와 협업으로 찾아가는 친구들, 문방사우와 유아 단체 대상 문방사우를 찾아라!’ 붓글씨 쓰기 체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예인문학 강좌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우리 옛 선비들의 생활 곳곳에서 인문학적 지혜를 만나고 붓글씨 체험을 제공한다.32회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 대회를 비롯해 설·추석 명절 및 어린이날 등 계기별 행사,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박경도 관장은 박물관을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공연이나 행사를 즐겨도 좋고, 잠시 시간을 내 편안하게 정원을 산책하고 차 한 잔 즐기며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내는 문화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정해은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