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일보 운소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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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재값하고 난방비가 줄줄이 올라 농사짓기가 힘드네요."

임실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씨(66)씨는 비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한숨만 내쉬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농자잿값이 폭등하는 등 전국적인 쌀값 폭락사태로 농민들의 한숨과 시름이 깊다.

재작년 요소비료 20kg 1포에 9200원에 판매되던 가격이 지난해 초 2만8900원에 판매되는 등 세배 넘게 올랐다. 

마찬가지로 농약값도 15% 정도 인상됐다. 여기다 하우스용 비닐마저 100m 기준 45만원이던 가격이 올해는 10만원 더 비싸져 농민들의 영농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원에서 하우스 상추를 재배하는 성모씨(53)는 "농산물값은 제자리걸음인데 농자재값은 폭등해 농사짓기가 갈수록 팍팍하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러-우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비닐하우스 난방용 기름값이 턱없이 올라 하우스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1리터에 1100원 대이던 실내 등유 가격이 이달들어 1400원 대까지 치솟으면서 하우스 재배 농가들이 면세 등유를 사용한다고 해도 적잖이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인건비·재료비 등 농가 경영에 필요한 품목의 가격인 '농가구입가격'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2022년 농가판매 및 구입가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구입가격 지수는 200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고치이자 최대 상승폭(125.2(2015년=100)로 전년 대비 12.7%)이다.

품목별로 보면 비료비(132.7%), 영농광열비(66.9%), 노무비(13.0%), 식료품·비주류음료(5.5%) 등이 증가했다.

반면 농가가 생산한 품목의 판매가격인 농가판매가격 지수는 125.7로 1년 전과 비교해 2.3% 하락했다. 2018년(108.5), 2019년(109.1), 2020년(117.0)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통계청
통계청

품목별로는 청과물(4.2%), 기타농산물(6.1%) 등은 올랐다. 반면 전년에 가격이 오른 멥쌀과 한우(수컷)는 15.1%, 16.5% 각각 감소했다.

구입가격이 늘고 판매가격이 줄면서 농가교역조건 지수는 100.4로 전년 대비 13.4% 하락했다.

농가교역조건 지수가 100이 넘으면 농가의 채산성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반면 100 이하면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이 줄어 곡물가 가격이 상승하면서 등유·경유·휘발유 등 기름값 상승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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