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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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가 연초부터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전망됐음에도 평년과 같은 강우량을 예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나 이상기후에 대한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6월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개최한 ‘대청댐 운영 소통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발생할 장마 전망에 대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추세를 고려해 6월 23일~6월 25일 사이에 평년과 비슷하게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중요한 강우량도 평년 수준인 약 3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기상청은 7~9월 여름 엘니뇨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강수가 내릴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수자원공사에 따로 장마 전망 등 해당 수치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기관들이 소통을 하지 않는 사이 ’대청댐 운영 소통 회의‘ 당시 측정된 강우량 예보는 수자원공사 내부 팀에서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장마는 7월 초순을 지나 시작됐으며, 강우량은 역대 1위이자 예년의 2배가 넘는 727mm가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에 맞지 않은 예측에 댐 하류 지역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됐다.

또 다른 문제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시행하는 댐 방류 대책 회의에 하류 지역 지자체는 참석할 수 없는 점이다.

’대청댐 운영 소통 회의‘ 당시 참석했던 관계기관은 수자원공사와 대전, 세종, 청주, 옥천, 보은군 등의 공무원으로 대청댐 인근 지자체뿐이다. 댐 방류 피해가 큰 하류 지역의 전북도 공무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에 위치한 댐들에 관한 회의를 진행할 때는 참석할 수 있지만, 충청도에 있는 대청댐은 대책 회의에 대해 전북 공무원들이 알 수 없고, 지난 7월 집중호우 당시 방류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그때 방류를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해당 회의에서는 호우 피해에 대한 대처법과 현재 상황 등이 공유되며 관련 지자체별 문제 사항과 해결책을 논의한다. 자신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에 가장 피해가 클 수 있는 지역들은 빠지는 모순적인 상황인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집중호우 당시 환경부에게 승인을 받은 뒤 댐 방류를 하고 있다”며 “댐이라는 것은 각종 용수 공급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곳이며, 기상변화라는 것은 현재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해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상황에 관계기관과의 밀접한 협업을 통해 재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댐 방류로 인한 호우 피해는 상류보단 하류 지역이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앞으로는 이상기후로 인해 예측이 거의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난에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관련 모든 지자체가 모여 대책을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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